중국 식당에서 옆 테이블이 "간베이!"를 외치며 잔을 비우는 걸 보면, 나도 저렇게 마셔야 하나 싶어집니다. 결론부터 말하면 다 마셔야 하는 경우와 안 마셔도 되는 경우가 단어로 구분되어 있습니다. 그 단어 두 개만 알면 술자리 부담의 절반이 사라집니다.
원형 테이블과 회전판, 그리고 계속 도는 술잔이 기본 세팅입니다
1. 간베이와 수이이 — 이 두 단어가 전부입니다
중국 술자리에서 잔을 들 때 상대가 무슨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내가 마셔야 할 양이 정해집니다.
| 표현 | 발음 | 뜻 | 실제 행동 |
|---|---|---|---|
| 干杯 | 간베이 | 잔을 비우다 | 원칙적으로 원샷 |
| 随意 | 수이이 | 편하신 대로 | 한 모금만 마셔도 됨 |
| 意思意思 | 이쓰이쓰 | 성의 표시만 | 입만 대도 무방 |
| 以茶代酒 | 이차다이지우 | 차로 술을 대신 | 차·물로 건배 참여 |
가장 유용한 문장은 이겁니다. 자기가 먼저 잔을 들면서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.
我随意,您干杯。
워 수이이, 닌 간베이.
"저는 편한 대로 마시겠습니다. 편히 드세요."
我以茶代酒,敬您一杯。
워 이차다이지우, 징 닌 이베이.
"차로 술을 대신해 한 잔 올리겠습니다."
이 문장을 먼저 꺼내면 무례하지 않습니다. 중국 술자리에서 실례가 되는 건 못 마시는 것이 아니라 아무 반응 없이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.
2. 한국 술자리와 다른 5가지
| 항목 | 한국 | 중국 |
|---|---|---|
| 시작·종료 | 7시 전후 시작, 길게 | 5~6시 시작, 8시 전 종료가 흔함 |
| 2차 | 기본 코스처럼 | 필수가 아님. 식사 자리에서 끝 |
| 자작 | 금기 취급 | 역시 피함. 옆 사람 잔을 채워줌 |
| 첨잔 | 비우고 따르는 문화 | 비기 전에 채워주는 것이 정상 |
| 건배 횟수 | 처음과 중간 몇 번 | 개별 건배가 계속 돌아감 |
한국 사람이 가장 헷갈리는 게 첨잔입니다. 한국에서는 잔이 비어야 따르지만, 중국에서는 잔이 반쯤 줄면 옆 사람이 채워줍니다. 이걸 "계속 마시라는 압박"으로 받아들이면 피곤해집니다. 그냥 잔을 늘 채워두는 것이 예의일 뿐입니다.
3. 잔을 부딪칠 때 높이 — 실수하기 가장 쉬운 지점
잔을 부딪칠 때 자기 잔의 테두리를 상대 잔보다 살짝 낮게 가져가는 것이 존중의 표시입니다. 나이나 직급이 위인 사람과 부딪칠 때 특히 그렇습니다. 상대가 더 낮추려 하면 서로 낮추다가 테이블 근처까지 내려가기도 하는데, 이건 실랑이가 아니라 그 자체가 인사에 가깝습니다.
테이블이 넓어 손이 안 닿을 때는 잔 바닥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 번 두드립니다. "멀어서 대신합니다"라는 뜻으로 통용됩니다.
잔 높이 하나로 서열 표현이 끝납니다
4. 바이주, 뭘 마시게 되는가
공식적인 자리일수록 맥주가 아니라 바이주(白酒)가 나옵니다. 문제는 도수입니다.
| 종류 | 대략 도수 | 특징 |
|---|---|---|
| 마오타이(茅台) | 53도 | 가장 격식 있는 자리용. 향이 매우 강함 |
| 우량예(五粮液) | 52도 전후 | 마오타이와 함께 대표 고급 브랜드 |
| 얼궈터우(二锅头) | 42~56도 | 베이징 서민 술. 아주 저렴함 |
| 황주(黄酒) | 15도 안팎 | 순한 편. 데워 마시기도 함 |
| 피주(啤酒) | 3~5도 | 맥주. 편한 자리에서는 이쪽이 기본 |
바이주 잔이 소주잔보다 훨씬 작은 건 이유가 있습니다. 도수가 소주의 두 배 이상이라 바이주 한 잔은 체감상 소주 두세 잔에 가깝습니다. "작으니까 괜찮겠지" 하고 계산하면 그날 저녁이 사라집니다.
5. 여행자에게 실제로 필요한 상황
비즈니스 접대가 아니어도 술 관련 상황은 생깁니다. 식당에서 쓸 문장만 몇 개 적어둡니다.
| 상황 | 중국어 | 발음 |
|---|---|---|
| 맥주 두 병 | 要两瓶啤酒 | 야오 량핑 피지우 |
| 차가운 걸로 | 要冰的 | 야오 빙더 |
| 술은 됐어요 | 不喝酒,谢谢 | 부 허지우, 셰셰 |
| 저 운전해요 | 我要开车 | 워 야오 카이처 |
| 술 못 마셔요 | 我不能喝酒 | 워 뿌넝 허지우 |
중국은 음주운전 처벌이 매우 강합니다. 그래서 "开车(운전한다)"는 어떤 자리에서도 통하는 거절 사유입니다. 건강 문제(身体不好, 션티 부하오)도 마찬가지로 더 캐묻지 않는 이유에 속합니다.
술보다 음식이 먼저입니다. 빈속으로 앉지 마세요
6. 이건 하지 마세요
| 금기 | 이유 |
|---|---|
| 젓가락을 밥에 꽂기 | 제사상을 연상시킴. 가장 큰 금기 |
| 주인보다 먼저 시작 | 첫 건배는 주최자·연장자 몫 |
| 잔을 계속 비워둠 | "이 자리가 불편하다"는 신호로 읽힐 수 있음 |
| 더치페이 주장 | 초대받은 자리면 계산은 초대한 쪽. 실랑이는 형식적일 때가 많음 |
| 시계·우산 선물 | 발음이 '장례'·'헤어짐'과 겹침 |
정리
중국 술자리의 규칙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. 못 마시면 미리 "수이이"나 "이차다이지우"로 선언하고, 잔은 상대보다 낮게 들고, 옆 사람 잔이 줄면 채워준다. 이 세 가지면 웬만한 자리는 무난하게 넘어갑니다.
중요한 건 마시는 양이 아니라 참여하는 태도라는 점입니다. 잔을 들고 눈을 맞추고 한 마디 건네면, 안에 든 게 물이어도 자리가 어색해지지 않습니다.
식사 자리 자체의 예절이 궁금하다면 중국 여행 문화충격 10가지 글도 함께 참고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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